국립국어원 트위터(twitter.com/urimal365)에서 우리말 맞춤법에 대해 답변을 한번 올리면 온라인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지난달 '뭐(무어)'를 구어 식으로 쓴 '머'도 표준말"이라는 글을 올리자, 네티즌은 하루에 100~200건씩 리트윗(재전송)하면서 격론을 벌였다. 그중에는 "머라고요? 머가 표준말이라고요?" 같은 재치 있는 반응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국어 파괴하고 월급 받아갑니까?"라는 식의 격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사실 '머'는 1950년대 한글학회 사전부터 표준어로 인정받은 말이다.
"'얻다 대고 반말이야?'라고 할 때는 '얻다' '어따' '엇다' 가운데 '얻다'로 써야 한다"는 트위터 답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100명 가운데 98명이 틀리는 맞춤법'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반면 젊은이들이 들고 다니며 커피를 마실 때 쓰는 컵인 '텀블러(tumbler)'를 우리말 '통컵'으로 바꿔 쓰자고 제안했을 땐 "통컵으로 맞고 싶으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윤미 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실 연구원은 "처음엔 속상했지만, 맞춤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폭발적이라는 방증(傍證)인 것 같아 오히려 반갑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속어와 준말, 은어(隱語)까지 '우리말 파괴의 온상(溫床)'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 인터넷과 SNS에서 '우리말 길잡이' 역할을 하는 곳이 국립국어원의 트위터다. 지난 1991년 전화 상담(1599-9979)과 1999년 온라인 문답(www.korean.go.kr)에 이어 2011년 트위터 응답 서비스도 시작했다.
주말 빼고 오전 9시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질문은 당일 오후 2시까지, 오후 2시까지 접수된 질문은 오후 6시까지 답변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온라인 쇼핑몰'처럼 우리말 맞춤법에 대한 답변도 '당일 배송'하는 것이다. 매일 70~120개씩 사용자 질문에 답변하다 보니, 팔로어(트윗을 받아 보는 사람)만 16만2000명에 이른다. 코레일(10만명)이나 기상청(3만2000명) 트위터보다도 팔로어가 많고, 청와대(16만7000명)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상담실 연구원들은 전화 상담이나 온라인 문의 때 이용객들의 거친 항의나 욕설에 마음의 상처도 입는다. 지난 3일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국립국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화 상담의 경우 지난 4년간 전체 31만9520건 가운데 4만6747건(14.64%)이 거친 비난과 반복 질문 같은 악성(惡性) 전화였다. '농락(籠絡)'의 뜻이 무언지 9개월간 323차례 질문하며 그야말로 연구원들에게 '농락'을 부린 사례도 있었다. 김지숙 연구원은 "전화라면 응대라도 할 수 있지만, 무언(無言)의 공간인 온라인은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속으로 삭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트위터를 통해 맞춤법을 문의한 시인과 번역가, 출판인들이 나중에 발간된 책을 '선물'로 보내줄 때면 보람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