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특성] 한문은 우리말과 같이 어미가 활용되거나 조사가 붙지 않고, 다만 그 어순에 따라서 문(文)의 성분이 정해지는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해 한문은 문장 …
[한문의 특성] 한문은 우리말과 같이 어미가 활용되거나 조사가 붙지 않고, 다만 그 어순에 따라서 문(文)의 성분이 정해지는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해 한문은 문장 속에서 한자가 놓이는 자리에 따라 그 뜻(성분)이 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곧 우리말은 조사나 용언의 어미를 활용해 뜻을 나타내지만, 한문은 같은 글자라도 문장 속에서 그 놓이는 자리에 따라 뜻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春來(춘래 : 봄 춘, 올 래)'는 '봄이 오다'이지만, 순서를 바꾸어 '來春(내춘)'으로 하면 '오는 봄'이 된다. 또 '山高(산고 : 뫼 산, 높을 고)'는 '산이 높다'는 뜻이지만 '高山(고산)'은 '높은 산'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한자는 그 놓이는 자리에 따라 뜻이 바뀐다.
[한문의 기본 문형] 기본 문형이라 함은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의 네 가지 주성분만으로 이루어지는 문형을 말한다. 기본 문형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주술 문형> 주어와 서술어로 이루어지는 문형이다. 주어는 문장 속에서 임자가 되는 말로, 명사·대명사 등이 쓰이며, 서술어는 주어의 움직임이나 모양·존재 등을 나타내는 말로 동사·형용사와 체언 서술어(명사가 서술어 구실을 하는 말)가 쓰인다. 어순은 우리말 어순과 같으므로 글자가 놓인 차례대로 새기되, 주어에는 주격 조사 이(가), 은(는)을 붙여 새긴다. 예를 들어 '日出(일출 : 날 일, 날 출)'은 '해가 뜨다'는 뜻으로 서술어가 동사, '山靑(산청 : 뫼 산, 푸를 청)'은 '산이 푸르다'는 뜻으로 서술어가 형용사이다. 하지만 '春始(춘시 : 봄 춘, 비로소 시)'는 '봄은 시작이다'는 뜻으로, 서술어가 체언인 경우이다.
<주술목 문형> 주어·서술어와 목적어로 이루어지는 문형이다. 목적어는 문장 속에서 주어의 동작 대상이 되는 사물을 가리키는 말로서, 체언이 목적어가 된다. 이 문형은 서술어가 타동사이므로 목적어를 거느리는데, 서술어와 목적어의 어순이 우리말 어순과 반대이다. 따라서 주어를 새긴 다음에 목적어를 먼저 새기고 나서 서술어를 새겨야 한다. 목적어에는 조사 을(를)을 붙여 새긴다. 예를 들어 '兄讀書(형독서 : 맏 형, 읽을 독, 글 서)'의 경우 '書'가 목적어로서 '형은 책을 읽는다'의 순서로 새긴다. 마찬가지로 '余吟詩(여음시 : 나 여, 읊을 음, 시 시)'는 '나는 시를 읊는다'로, '農夫耕田(농부경전 : 농사 농, 사내 부, 밭 갈 경, 밭 전)'은 '농부가 밭을 간다'로 목적어 앞에 주어와 서술어가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술보 문형> 주어·서술어와 보어로 이루어지는 문형이다. 보어는 주어와 서술어만으로는 뜻을 완전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문장에서 서술어의 불완전한 뜻을 보충해 주는 구실을 하는 말로, 체언이 보어가 된다. 이 문형에서도 서술어와 보어의 어순이 우리말과 반대이므로 주어를 새긴 다음에 보어를 먼저 새기고 나서 서술어를 새겨야 한다. 보어에는 보격 조사 이(가), 에를 붙여 새긴다. 예를 들어 '兄有志(형유지 : 맏 형, 있을 유, 뜻 지)'의 경우 '志'가 보어로, 주어인 兄 다음에 새긴다. 따라서 '형은 뜻이 있다'가 된다. '余登山(여등산 : 나 여, 오를 등, 뫼 산)'은 '나는 산에 오른다'로 새겨, 여기서는 보어인 '山'을 새길 때 보격 조사 '에'를 붙여 새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뜻이 같고 모양이 다른 한자의 쓰임 차이] 뜻이 집인 한자로 '家(집 가)·屋(집 옥)·宅(집 택)·室(집 실)'이 있다. '家'는 담을 두른 대문 안에 있는 건물과 뜰을 아울러 이르는 글자이고, '屋'은 家 중에서 사람이 거처하는 건물로서의 집을 말한다. 또 '宅'은 家 중에서 사람이 사는 건물을 주로 한 집을, '室'은 家 중에서 사람이 거처하는 방으로서의 집을 뜻한다. 그 밖에 뜻이 책인 한자 가운데 '冊(책 책)'은 책이란 물건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고, '書(책 서)'는 책의 내용, 곧 글에 중점을 두는 글자이다.